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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드라마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후기

by 김꼬까 2022.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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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네이버 웹툰에서

거의 12~13년 전에 연재됐었던 웹툰을 원작으로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드라마입니다.

 

"지금 우리 학교" 라는 제목 그대로,

학교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인데요.

 

원작 웹툰을 보지 않아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저도 웹툰 안 봤어요.

 

좀비가 나오는 작품이라면 찾아다니면서 보는

좀비덕후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볼만했습니다.

재밌는 편이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미친 개꿀잼 이거 안보면 한국인 아님

이거 안보면 겸상 안함 같이 안 놀아쥼

막 이 정도로 강추할만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줄거리부터 간단히 살펴보자면-

 

드라마의 배경은 '효산시'라는 가상의 도시입니다.

 

효산 고등학교를 다니는 이진수라는 학생은

일진 패거리에게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진수의 아버지인 이병찬은 같은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였구요.

 

 

병찬은 아들을 구해주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지만,

학교측에서는 제대로 해결하기는커녕, 쉬쉬하면서

학교 폭력 사건을 덮으려고만 합니다.

 

화가 난 병찬은, 쥐가 공격성을 띈 상태일 때

쥐의 피에서 추출한 성분을 어쩌고저쩌고해서

'요나스 바이러스'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그리고 진수에게

"괴물이 되어서라도 살아남아라"

고 하며, 요나스 바이러스를 주사하죠.

 

전 여기서 다른 좀비 영화 「28일 후」에 나오는

"분노 바이러스"가 생각나더라구요.

그것도 역시 동물의 공격성에 대해 연구하다가 

만들어진 바이러스거든요.

 

역시 이상한 바이러스를 몸에 집어넣으면

좋을 게 하나 없습니다.

 

 

진수는 날이 갈수록 인간의 모습을 잃고

피를 원하는 포식자로 변해가죠.

 

그리고 안타깝게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진수 한 명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병찬이 학교의 과학 비품실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실험용 햄스터를 놔뒀는데,

(그렇게 위험한 걸 왜 학교에 놔뒀는지 이해불가..)

 

 

현주라는 학생이 우연히 햄스터에게 손을 물리고,

 

 

좀비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양호선생님이 현주에게 진정제를 투여하고

어찌어찌 구급차를 태워 병원으로 이송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양호선생님은 현주에게

팔을 물리고 맙니다.

 

양호선생님으로부터 시작된 좀비 바이러스가

 

 

빠르게 학교 전체로 번지고, 학생들은 전부

좀비로 변해갑니다. 

 

한편, 병원에 이송된 현주는 학교 밖의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게 되는데요.

 

 

효산시의 모든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가는

위기 상황에서, 학교에 남겨진 생존자들은

좀비를 피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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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웹툰이 있는만큼, 스토리는 탄탄합니다.

학교라는 제한적인 장소에서 좀비를 피하기 위해

도구나 공간을 활용하는 센스도 좋았구요.

 

 

학생 역으로 캐스팅된 배우들도 다들

나이대가 어리고, 얼굴이 동안이어서 그런지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이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연기력이 살짝 아쉽긴 했습니다.

메인 캐릭터들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가

좀 아마추어 같은 느낌이 들어서 

처음에는 좀 적응이 안됐는데요.

좀비 역할 배우들이 실감나게 연기를 잘해서

커버가 되더라구요.

 

 

 

이때까지 제가 봐왔던 좀비물들과의 차별점은,

선한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

는 겁니다.

 

보통 좀비 아포칼립스물에서,

사태를 해결할만큼 권력과 지위가 있는 인물은

나쁜 놈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치는 지도층,

식량이나 구급물품을 나눠주지 않는 부유층,

약자를 방패 삼아 숨는 강자들.

좀비 앞에서 한없이 이기적으로 변하는

인간들의 모습- 이게 거의 국룰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학교는」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렇게 이타적일 수가 없습니다.

물론 악인도 있지만, 그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착해요. 

 

책임감도 강하고, 희생 정신도 투철하고,

공사 구분도 잘 하고, 좀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진짜 최선을 다 합니다. 

 

아니, 이게 이렇게 나오니까 또 희한하게 

신선하드라구요?

 

얘도 착하고, 쟤도 착하고,

진짜 쟤는 무조건 통수친다 싶었던 사람도 착하고,

 

 

이건 머 산타 할배 선물털이범 수준이에요

효산시 무슨 일이야 왤케 다들 착해

 

 

그러나!

한국 작품의 고질적인 문제점 

신파

를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가 좀비로 변해버리면

슬픈게 당연하고, 슬프면 울어야 됩니다.

그거 다 이해하거든요?

 

근데 왜 자꾸 필요 이상의 시간과 장면을 할애해서

캐릭터의 슬픔을 과하게 쥐어짜내려고 하는걸까요.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도 억지로 눈물 짜는

신파 장면이 제법 있었습니다만, 

제가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은

온조의 아버지인 남소주의 스토리입니다.

 

소주(이름도 왜하필 소주)는 119 구급대원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과 노하우를 총동원해서

효산 고등학교에 있는 딸을 구하러 가죠.

 

온갖 고난과 역경을 딛고 겨우 학교에 도착해서

온조와 재회하게 됩니다. 그까지는 좋았어요.

 

그렇게 딸과 다른 학생들을 데리고

좀비를 피해 요리조리 잘 도망가다가

학교 테니스장에 도착하게 되거든요?

 

 

좀비가 자꾸 테니스장 안으로 꾸역꾸역 들어오니까,

반대쪽 문으로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소주가 혼자 남아서 안쪽에서 문을 잠가버립니다??

 

아니 왜???????? 갑자기?????????????????

 

 

만약에, 소주가 좀비한테 물려서 어쩔 수 없이

애들이 도망칠 수 있도록 좀비 어그로 끌다가 죽는다-

이런 거였다면 차라리 이해라도 하겠습니다.

 

근데 이 아저씨는 안물렸단 말이죠.

 

괜히 혼자 희생하겠답시고 문 닫고 버티다가

결국 좀비에게 물리긴 했습니다만,

애초에 온조와 함께 테니스장 밖으로 나갔다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이 장면 볼 때가 제일 황당했습니다.

굳이 안 죽여도 되는 캐릭터를 신파 때문에

억지로 희생키는 것 좀 그만 보고 싶네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① 넷플릭스 머 볼꺼 없나- 하시는 분들

② 좀비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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