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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드라마

드라마 「커넥트」후기 -「기생수」의 하위 버젼

by 김꼬까 202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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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는 22년 12월 초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된 국내 드라마입니다. 

원작 웹툰이 있다는데, 저는 웹툰을 안봐서 

순수하게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한국 작품인데 특이하게도 

일본 감독인 미이케 다카시가 연출했습니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전작에는 「착신아리」,

「악의 교전」, 「크로우즈 제로」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역전재판」, 「신이 말하는 대로」 역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작품이죠.

 

 

 

네, 맞습니다. 이 감독은

작품 퀄리티가 대단히 들쑥날쑥합니다.

 

나이에 비해서 엄청나게 다작을 했는데요.

(미이케 다카시는 1960년생인데

연출작이 70개 정도입니다.

1946년생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45개 정도 연출한 것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많이 나죠.)

 

그래서 그런지 괜찮은 영화도 있지만,

저렇게 날치기로 하니까 70개나 만들었구나

싶을 정도로 기가 차는 영화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커넥트」는 

날치기 쪽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기생수」의 하위 버젼 수준이에요. 

 

 

「기생수」 리뷰를 보시려면 여기로

 

기생수 - 실사화 영화 중에선 그래도 낫다

「기생수」는 동명의 만화 원작을 실사화한 영화입니다. 일본 영화계에서는,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투자받기가 힘들어서 이미 흥행한 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

kimkoka.tistory.com

 

 

일단 시나리오가 제일 큰 문제였고,

감독의 연출과 편집도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일본 감독이어서

한국인들이 어떤 스토리를 좋아하는지

파악을 잘 못 했을 수도 있고,

배우과 스텝들은 대부분 한국 사람이라

현장에서 소통이 잘 안 되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줄거리를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동수는 '커넥트'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몸에 상처가 생기면 

빨간 국수 가닥 같은 촉수들이 나와서 

자기들끼리 서로 엉겨붙으면서 

상처가 아무는 거죠. 

 

 

몸의 일부분이 아예 절단되거나 

장기들을 다 꺼내서 흩어놔도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는 엄청난 능력이에요. 

 

어느 날 동수가 밤길을 지나가다가, 

장기밀매 조직한테 납치를 당해서 죽을뻔 했는데

커넥트 능력 덕분에 탈출에 성공합니다.

 

그러나 정신없이 도망치느라

오른쪽 눈알을 놔두고 와버렸고,

그 동수의 눈알을 진섭이 이식받게 됩니다.

 

 

동수 눈알은 커넥트 눈알이라

"동수의 신체 일부"라는 아이덴티티가 강해서,

진섭이 보는 것을 동수도 볼 수 있게 되죠.

 

문제는 진섭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연쇄살인마라는 겁니다.

 

동수는 진섭이 살인을 계획하고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까지 보게 되고,

진섭을 찾아내서 살인을 막고

자신의 눈알을 되찾으려고 하다가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진다-

뭐 요런 내용입니다.

 

 

이제 제가 커넥트를 보면서 느꼈던 점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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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수가 제일 고구마

 

드라마를 보고있으면, 

동수 이샛키가 제일 대책없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커넥트라는 능력은 "신인류의 탄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초능력입니다. 

치유 범위에 한계가 없고, 

치유 속도도 미친듯이 빠릅니다. 

 

손이 잘렸다 하면 

새로운 손이 자라날 때까지 하루 정도 걸리는 

데드풀 뺨따구를 후려칠 정도예요. 

 

그런데 동수는 이 능력을 개발하는 데 

1도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냥 보통 사람들처럼

살고 싶어 하는 것 같더구요. 

 

 

어린 시절, 친구들

빨간 국수 가닥으로 셀프 치료하는 걸 보고

"괴물"이라고 불렀던 일이 

트라우마가 된 듯합니다. 

 

고작

"친구들이 울고불고 무서워했다"는 사건을

성인이 될 때까지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는 게

저는 도저히 납득이 안 됩니다.


만일 동수가 살아오면서, 능력이 들키는 바람에

곤란했던 적이 아주 밥 먹듯이 있었다-

고 하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긴 합니다. 

 

하지만 극중에서 주요한 사건으로

묘사된 것은 하나였거든요. 


어린 시절 일어난 사건 하나로 

자기가 가진 초능력 자체를 

부정할 정도가 되려면, 

그 능력 때문에 가까운 누군가가 

죽는 정도는 돼야 하는 거 아닌가요.

 

 

뭐, 좋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쳐요. 

이유가 거지같지만, 

어쨌든 동수가 평범한 삶을 동경하며 

살고 있다고 칩시다. 

 

그래도 이상해요.

동수는 보통 20대랑은 너무 다릅니다. 

 

입고 다니는 옷도 그렇고,

행색 자체가 너무 눈에 띄어서

오히려 비범해 보여요.

 

군중 속에 섞여있어도 확 튀는 동수...

 

오른쪽 눈이 없어지고 나서

하고 다니는 안대도...

어디서 그렇게 희한한 걸 갖다가 끼고 있는지;;

차라리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게

더 평범해 보일텐데 말입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제일 이상한 점은, 

동수의 커넥트 숙련도가

오락가락한다는 겁니다.

 

동수가 아무리 능력을 숨기려고 해도,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다치기만 하면 발동되는 능력이라 

살아오면서 능력을 수십번은 썼을거란 말이죠. 

 

사람이 살다 보면 다치기 마련이니까요. 

그럼 좋든 싫든 익숙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제작진은, 

동수가 능력에 어느 정도로 능숙한 설정으로 할지 

결정을 못 한 것처럼 보입니다. 

 

어떤 장면에서는 

커넥트 능력에 도가 튼 사람처럼 굴다가도, 

또 다른 장면에서는 

5분 전에 능력이 생긴 사람처럼 뚝딱거립니다. 

일관성이 없어요. 

 

 

동수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합니다.

 

얘가 왜 자기 능력을 거부하고

아웃사이더가 됐는지,

자기 능력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인지,

극중에서 더 자세하게 설명해줬어야 했어요. 

 

 

2) 유치한 설정, 뻔한 클리셰들

 

동수가 유튜브에 올려놓은 자작곡이 있는데, 

그 노래를 진섭이 들으면 시야가 공유됩니다. 

 

이 설정이 저는 왜이렇게 유치하고 

얼탱이 없게 느껴질까요. 

 

진섭 근처에 "우연히" 동수의 팬이 있어서 

노래를 듣게 될 기회가 있었다-

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진섭과 회사 동료들이 밥 먹으러 간 

식당에서까지 동수의 노래가 나온다? 

 

 

이게 말이 됩니까.

 

저도 회사 다닌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은데요. 

점심 먹으러 갔는데 

유튜버 자작곡이 흘러나오는 상황은 

단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일단 브금 틀어놓는 식당 자체가 잘 없구요. 

(회사원들 점심 러쉬에는 

식당 직원분들도 정신없이 바쁘기 때문에 

서로 의사소통을 해야 해서 그런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설령 브금을 틀어놓더라도

유명한 k pop이나 팝송이 대부분이에요.

 

만약에 진섭이 밥 먹으러 갔던 식당 주인도

동수의 팬이어서 틀었다고 한다면,

너무 우연에 기대는거 아닙니까.

 

솔까 동수 자작곡 그렇게 좋은지도

잘 모르겠던데...ㅎ....ㅎㅎ...

 

 

그리고,

클리셰는 원래 뻔하니까 클리셰인거긴 한데요. 

 

동수 도와주던 이랑이 

알고 보니 같은 커넥트였지롱! 

이건 너무 뻔해서 당황스러울 정도였거든요. 

 

 

이랑 처음 등장했을 때

이미 관상부터가 커넥트 관상인데,

이게 무슨 대애단한 반전이라고...

 

차라리 장기밀매 조직이

프랑켄슈타인처럼 신체 부위를 조각모음해서

이랑이라는 인간을 만들어냈다고 하는 편이

더 놀라울 것 같습니다.

 

이랑이가 어찌나 싸움을 잘 하는지

장기밀매 조직을 상대로

다이다이뜨는 것도 너무 진부합니다.

(동수보다 이랑이가 싸움 더 잘함)

 

연약해보이는 여자아이가 사실은 싸움 짱 잘함

요런 설정 이때까지 7천만번 정도 봤거든요.

차라리 이랑을 몸빵하는 근육캐로 설정하는게

더 신선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3) 진섭을 짝사랑?하는? 선희?

 

진섭의 회사 동료인 선희는 

진섭을 짝사랑 중입니다. 

 

2화 중간쯤에 선희가 진섭의 집을 찾아가서

둘이 뜨밤을 보내는 장면이 나오걸랑요?

 

원작에도 있는 장면인지

드라마에만 들어간건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 내용을 쓴 사람은

회사 생활을 한번도 안 해봤거나,

연애나 짝사랑 경험이 없거나,

여자가 아니거나

혹은 셋 다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진섭은 사이코패스 캐릭터니까 

회사 동료들을 집에 초대했을 리가 없겠죠.

 

그러면 선희가 진섭의 사원 파일을 뒤져서 

집주소를 알아냈다는 건데... 

거기서부터 벌써 소름이거든요? 

 

근데 주소를 알아낸 다음에 

집까지 찾아갔다? 그것도 밤에? 

 

 

그거 짝사랑 아니고 스토킹입니다. 

 

근데 그전에 묘사된 선희의 캐릭터는 

지극히 정상인이고, 

진섭에게 집착하는 느낌도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더구나 느닷없이 진섭의 집을 찾아가서 

뜨밤 콜? 할만큼 즉흥적인 캐릭터로 

보이지도 않았구요. 

진섭에 대한 마음이 그 정도로

뜨겁고 절절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처음엔 

진섭의 집에 찾아간 사람이 

선희인줄 몰랐습니다. 

 

그 다음날 선희가 

진섭의 집에서 본 수첩을 떠올리며 

무서워하는 씬에서야 알았어요. 

 

하기사, 주인공들 묘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조연캐 묘사를 제대로 했을 리가 없죠. 

 

 

 

4) 뮤지션 Z가 굳이 필요한가

 

극중에서 가장 필요없는 인물을 꼽으라면

저는 뮤지션 Z를 고를 겁니다.

 

 

그 인물이 왜 필요한지도 모르겠고,

진섭이 왜 Z를 인질로 삼아서

동수를 유인하려고 하는지도

이해가 잘 안됩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시즌2의 떡밥을 위해서

존재하는 캐릭터처럼 보이는데요.

 

아무리 시즌 2에 알차게 써먹을 거라고 해도,

시즌 1에서 이렇게 대충 소개만 시켜주고

끝내는건 성의 부족 아닙니까.

 

이럴거면 Z를 빼고 차라리 동수나 진섭에게

분량을 더 주는게 훨씬 나았을 겁니다.

 

주인공에 대한 설명도 부족해 죽겠는데

다른 캐릭터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거든요.

 

근데 시즌 1이 이런데 시즌2가 나올지...?

 

 

 

등장하는 배우의 덕후라서 

필모깨기 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별로 추천드리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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