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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영화

프리 가이 리뷰 - 게이머들을 위한 오락 영화

by 김꼬까 2021.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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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감상입니다.

평점 ●●●◐○

스포일러 있습니다.

 

 

「프리 가이」는 숀 레비 감독이 연출한

코미디 액션 영화입니다.

 

이 양반이 2000년대 초반까지는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12명의 웬수들」처럼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를 주로 만들었는데,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만든 이후로

「리얼 스틸」 같은 코미디가 아닌 장르를 이것저것 

건드려보는 것 같더니, 

 

 

급기야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로 호러까지

손을 뻗게 됩니다.

 

보통 어느 한 장르에만 특화되어 있어도

괜찮은 감독이라는 소리를 듣기 마련인데,

숀 레비 감독은 연출폭이 참 넓은 편입니다.

 

참고로 숀 레비 감독이

옛날에 찍었던 영화들도 꽤 재미있으니,

코미디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몇년간 웹소설 트렌드처럼 자리잡은 소재가

몇 가지 있는데요.

 

그중에서 하나가, 메인 캐릭터가 아닌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소설(?)입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이 소설 속 조연 캐릭터에 빙의하게 된다거나,

게임의 플레이어가 아닌 NPC가 주인공이 되는 거죠.

 

그런 소재를 영화로 만든 것이 바로 「프리 가이」입니다.

 

 

이 영화의 주된 배경은 '프리 시티'라는 게임입니다.

프리 시티는 자유도가 높아서, 

유저들 맘대로 할 수 있는 게임으로 그려지는데요.

(개인적으로는 GTA랑 되게 비슷하게 보였습니다.)

 

주인공 가이(라이언 레이놀즈 扮)는

게임의 NPC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가이는 자신이 살고 있는 프리 시티가

사실은 게임이라는 것도,

자신이 NPC라는 것도 모릅니다.

 

가이는 자신이 일하는 은행에

선글라스를 낀 사람(게임 플레이어)이 침입해

쑥대밭을 만들어도

 

 

그냥 고분고분하게 따릅니다.

왜 그런지 이유도 모른채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가던 가이는

꿈에 그리던 이상형 밀리(조디 코머 扮)를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밀리는 진짜 사람입니다. 다시 말해,

가이가 만난 저 여자는 진짜 밀리가 아니라

밀리가 '프리 시티'에서 플레이하는

게임 캐릭터였죠.

 

그녀를 만나고 난 뒤

가이의 삶은 180도 달라집니다.

어떻게 하면 그녀를 찾아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가이는

처음으로 플레이어에게 반항을 하고,

얼떨결에 플레이어들이 끼는 선글라스까지

뺏게 되는데-

 

 

가이가 처음 선글라스를 꼈을 때의 연출이

되게 재미있었는데요.

선글라스를 끼면, 원래 풍경 위에

게임 화면이 오버랩되서 보인다는 설정인데,

게임 화면 디자인을 진짜처럼 디테일하게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화면 디자인도 그렇지만,

사람들이 '프리 시티'를 플레이하는 모습도

실제 게임처럼 리얼하게 잘 구현했더라구요.

 

게임에서 유저들이 의미없는 뻘짓하는 것도 나오고,

심지어 티배깅도 나옵니다.

 

가이가 돈 아이템을 먹고

ATM기에서 잔액을 확인하는 씬이 있는데

그때 뒤쪽에서 벽으로 달리기하다가

낑기는 플레이어가 화룡점정이었습니다.

그 장면보고 터져가지고 진짜ㅋㅋㅋㅋㅋ

 

 

 

제가 데굴데굴 구르면서 웃었던 부분이 또 있는데,

 

 

바로 듀드가 나오는 장면입니다.

 

듀드는 지능은 0이고 체력에만 몰빵한

극단적인 힘캐인데요.

 

* 참고로, 듀드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얼굴에

보디빌더 아론 리드의 몸을 합성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출처↓

 

Bodybuilder Aaron Reed Confirms He's Ryan Reynolds' Body Double in 'Free Guy'

Here's how one of the tallest bodybuilders in the world came to be a stand-in for the relatively slender actor.

www.menshealth.com

 

게임회사 사장인 앙투안(타이카 와이티티 扮)이

가이의 대항마로 급하게 투입한 게임 캐릭터인데,

어찌나 급했던지 아직 개발이 덜 된 상태

집어넣는 바람에 애가 좀 많이 모자랍니다.

 

대사 패치도 덜 되어서, 

할 수 있는 대사가 몇 개 없으니까

상상도 못한 타이밍에 엉뚱깽뚱한 대사를 치는데

그게 너무 웃기더라구요. 

 

듀드가 손 올리고 인사하면서

"Friendly Gesture!"

라고 하는 씬에서는 진짜 웃겨서 울었습니다.

 

 

듀드와 가이가 싸우는 씬에서

갑자기 가이가 캡틴 아메리카 방패와

헐크 주먹을 사용하는데,

캡아를 연기했던 크리스 에반스가

까메오로 출연한 것도 보는 재미가 쏠쏠했고요.

 

가이가 어벤저스 무기나

스타워즈의 라이트 세이버가 쓸 때

각 영화의 메인 테마곡이

브금으로 잠깐 나왔었는데요.

 

「프리 가이」 제작사가 20세기 스튜디오인데,

20세기 스튜디오가 디즈니꺼라서

디즈니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마블, 스타워즈를

자유롭게 패러디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캐스팅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앙투안처럼 허당끼있는 악역에 타이카 와이티티는

정말 찰떡 캐스팅이었습니다.

 

 

얄밉게 허세부리는 연기를 너무 실감나게 잘해서

진짜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였어요.

연기도 잘하고 연출도 잘하고

못하는 게 없습니다 정말.

 

 

게임 캐릭터와 프로그래머 두 역할을 소화한 

조디 코머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자기 게임 캐릭터가 가이랑 키스하는 걸

지켜보는 장면에서 뻘쭘한 표정 연기가

너무 귀엽더라구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흑발로 나올 때가

너무나도 너무하게 섹시하고 멋있어서ㅠㅠ

오토바이 타고 총 쏘는 씬에서 약간 지릴뻔 했습니다.

날 가져요 엉엉

앞으로 조디 코머 흑발 필모

100개 찍어줬으면 좋겠네요.

 

 

이 영화에서 가장 의문스러운 캐스팅은

조 키어리입니다.

 

 

조 키어리는 게임 프로그래밍에 찌들어 사는

개발자 역할을 맡았는데요.

 

아니, 얼굴이 너드가 아닌데 

머리 좀 헝클어뜨리고 안경만 씌워놓으면

너드가 되는건가요.

 

저 정도 후줄근함으로 될 거라고 생각했다면

제작진의 오산입니다.

저 잘생김을 가리려면

더 추접스럽게 분장하고 나왔어야죠.

이건 관객 기만입니다.

 

...는 농담이고요.

(하지만 조 키어리가 잘 생긴건 진담)

 

 

게임을 배경이 된다는 점에서

「프리 가이」는 「레디 플레이어 원」과

약간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는데요.

오락 영화는 폭넓은 관객층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레디 플레이어 원」은

특정 세대 맞춤형으로 만든 영화라서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거든요.

 

참고로 저는 「레디 플레이어 원」이 노잼이었습니다.

 

영화 전반에 걸쳐 나오는

80년대 문화에 대해서 잘 아는 세대라면 

그때 그 시절의 추억와 향수를 느낄 수 있겠지만,

그걸 잘 모르는 사람들은 즐기기 힘든 영화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깨알같은 오마주들의

원본이 뭔지 알아야 공감을 하죠.

1도 모르는데 재미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프리 가이」는 게임 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도

영화를 보는 데 큰 지장이 없습니다.

그냥 라이언 레이놀즈의 코믹 연기만 봐도

충분히 재밌거든요.

 

 

전 라이언 레이놀즈가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습니다.

개그 코드가 맞아서 그런 걸까요.

 

라이언 레이놀즈 얼굴만 봐도

이번엔 저 사람이 또 무슨 재밌는 걸 보여줄까

기대되고 막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영화도 또 역시

배를 잡고 웃으면서 봤습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데드풀」, 「킬러의 보디가드」 시리즈로

꾸준히 개그캐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런 역할을 천연덕스럽게 잘 소화합니다.

 

토크쇼 같은 데에서 말하는 걸 들어보면

라이언 레이놀즈가 실제로도

참 재미있는 사람인 것 같던데,

 

실제 성격이 반영되어서

코믹 연기을 찰떡같이 잘 소화하나 싶어요.

 

 

사실 멋짐과 웃김 두 가지를

한꺼번에 다 보여주기가 쉽지 않은데, 

라이언 레이놀즈는 그게 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외모가 존나 너무 멋지기 때문입니다.

다리가 어찌나 긴지 발목에서 허벅지까지

KTX타고 2시간 30분 가야 되는 수준으로

피지컬이 좋은데 얼굴도 잘생겼습니다.

심지어 옷도 잘 입음..

 

얼굴 잘 생기고 몸 좋고 섹시한데 재밌기까지 하다?

이건 뭐 완전 할렐루야 아닙니까?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① 라이언 레이놀즈 덕후


② 게임 좋아하는 분


③ 가볍게 머리 비우고 재미있게 볼

    오락영화를 찾으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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