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드라마 리뷰/영화

아메리칸 뷰티 리뷰(1999) - 이것이 미국의 ㅈ가튼 아름다움입니다

by 김꼬까 2021. 3. 13.
반응형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평점 ●●●●○

 

이 포스팅에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되도록 스포일러를 보지 않고

영화를 감상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가끔

"이 사람은 진짜 천재가 아닌가" 싶은 감독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아메리칸 뷰티」의 감독인 샘 멘데스 역시

천재 감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발로 만들어도 평타는 치거든요.

 

...아 물론 「007 스펙터」는 좀 거시기했습니다만,

다음 작품인 「1917」로 대박쳐서 상도 많이 탔으니

친 걸로 생각합시다.

 

 

 

 

「아메리칸 뷰티」는 샘 멘데스의 데뷔작입니다.

데뷔작부터 아카데미 상을 받아버렸어요.

 

영화는 본 적이 없어도 이 장면은

어디서 본 적 있는 분들이 제법 많을 겁니다.

장미꽃으로 덮인 곳에 누워있는

금발 미녀의 모습인데요.

이 씬이 「아메리칸 뷰티」에서 나왔습니다.

 

제목의 「뷰티」가 저 미녀를 말하는 건가

저렇게 깨벗고 꽃잎을 막 에로틱하게

팔랑 팔랑 히ㅎ힣ㅎ히

그렇고 그런 영화로구나 ㅎㅣ히힣힣ㅎ 

 

라고 생각하셨다면 오산입니다.

 

금발 미녀가 나오는 셍수씬은 없습니다.

'아메리칸 뷰티 엑기스' 검색해봐야 헛수고예요.

 

 

 

미국의 국화는 장미입니다. 

 

「아메리칸 뷰티」라는 제목과

쏟아지는 장미는 미국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이상적인 가족' 모델을 비꼬기 위한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썩고 뒤틀려있는 어느 가족의 모습을 통해서

보십시오 여러부운 

이것이 미국의 좃같이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라고 말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등장인물 중에서

멀쩡한 인간이 아무도 없습니다.

 

사춘기가 와서 지랄발광하는 딸내미가

그나마 정상적이라고 해야 할지..

 

레스터(케빈 스페이시扮)와 캐롤린(아네트 베닝扮)은

이미 소원한 지 오래인 부부입니다.

하나 있는 딸 제인(도라 버치 扮)은

시퍼렇게 눈 뒤집고 대드는 청소년이고요.

 

어떻게 봐도 화목한 가정은 아니지만,

겉으로는 평범한 척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인이

친구인 안젤라(미나 수바리 扮)를 집에 데려오고,

레스터는 안젤라에게 첫눈에 반해버리고 마는데...!

 

 

 

 

까지만 봐도 느끼셨겠지만

당연히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

(미국에서는 R등급)입니다.

 

 

아저씨와 소녀

(혹은 나이차가 많이 나는 젊은 여성)

 

이거 특히 우리나라에서 자주 써먹는 소재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저 소재를 아주 싫어합니다.

나이 많은 남자와 어린 여자의 미화된 로맨스를

미디어를 통해 반복적으로 주입시키려 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랑이야 할 수 있죠.

사랑한다면 나이차가 무슨 상관 있겠습니까. 

어차피 만들어진 이야기인데,

그런 불 같은 사랑을 그린 작품이

좀 있어도 괜찮죠.

 

그럼 그 반대의 경우도

작품 수가 비슷해야 맞지 않겠습니까?

 

나이 많은 여자와 어린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은

상대적으로 너무 적습니다.

씨가 마른 수준이에요. 

 

남자배우는 나이가 들어도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여자배우는 나이가 들면 엄마, 이모, 할머니 역할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나이 든 여성 캐릭터가 로맨스의 주인공이 되는

케이스는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다시 「아메리칸 뷰티」 이야기로 돌아와서-

 

얼핏 보면 레스터와 안젤라의 관계도

되먹지 못한 개저씨로맨스처럼 보이지만,

사실 전혀 다릅니다.

 

왜때문이냐면요.

 

우선, 둘 사이의 관계가 '로맨스'가 아닙니다.

레스터가 안젤라에게 일방적으로 발정이 난 거고,

안젤라는 별 생각이 없어요. 

그 유명한 이 장면도 레스터 혼자 상상하는 겁니다. 

 

그래도 영화니까 후반부에

둘 사이에 작은 사건이 일어나긴 하지만,

그것도 그냥 사춘기의 반항심과

호기심에서 기인한 것이지,

사랑이나 호감 때문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차이점은

아름답게 포장하려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지만,

결말은 영화 제목처럼 아름답지 않거든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제목에 대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남들만큼 평범하게 살고 싶다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근데 그게 쉽지가 않죠.

 

남들만큼 평범해지려면 

더 큰 집, 더 좋은 차, 더 연봉이 높은 직장,

더 뛰어난 성적이 필요합니다.

 

누가 이상적인 삶의 기준을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본인이 원치 않는데도 억지로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 산다면

'진짜 인생'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원래 인간은 불완전하고 불확실한 존재입니다.

릭키(웨스 벤틀리 扮)가 찍은 영상에 나오는

비닐 봉지처럼요.

릭키는 바람에 흩날리는 비닐 봉지를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가 찍은 가장

아름다운 영상이라고.

 

 

 

 

+) 저는 캐롤린이 폭발해서 우는 씬을

제일 좋아합니다.  

 

 

 

 

 

* 케빈 스페이시 정말 애정하는 배우였는데 몇 년 전, 성범죄자임이 밝혀지면서 저의 영화 덕질에도 거하게 똥칠을 했습니다. 피해자도 한둘이 아니더구만요. 케빈 스페이시 연기 너무 잘한다고, 믿고 보는 배우라고 말했던 덕후의 마음이 짓밟혀서 빡칩니다. 으이그 개시키 으이그..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① 뒷맛이 씁쓸한 영화라도 괜찮은 분

② 케빈 스페이시를 참고 봐줄 수 있는 분

③ 요즘 텐션이 너무 높아서 좀 떨구고 차분해지고 싶은 분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