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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영화

반도 리뷰 - 매드맥스 같은 거에 신파를 끼얹음

by 김꼬까 2021.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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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감상입니다.

평점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시퀄

...은 시퀄인데, 내용이 이어지진 않는 시퀄입니다.

 

스토리만 놓고 보면 스핀오프에 더 어울립니다.

같은 배경, 같은 설정을 공유하는 정도니까요.

 

 

 

이야기는 「부산행」 이후,

한반도 땅이 좀비에 완전히 잠식되어 망했다-

는 데서 시작됩니다.

 

전직 군인인 정석(강동원 扮)은

매부인 철민(김도윤 扮)과 함께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홍콩에서 피난민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누나도, 조카도 모든 가족들이 좀비로 바뀌어버리고

딱 둘만 남은 거죠.

 

어느 날 정석은 홍콩 마피아 조직(삼합회?)에게서

한 가지 제의를 받게 됩니다. 

 

삼합회에서는 얼마전에

한국으로 사람을 보내서 거금이 실린 트럭을

인천항까지 끌고 오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좀비한테 당했는지 어쨌는지

오목교까지 와선 소식이 끊어졌다는 겁니다.

 

그 트럭을 되찾아서 인천항까지 몰고 오면

트럭에 실린 돈의 절반을 보수로 주겠다는 거죠.

 

결국 정석과 철민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다른 일행 몇 명과 함께 좀비가 득실거리는

한국 땅으로 들어갑니다. 

수도권 도로는 완전히 폐허가 된 상태였습니다.

 

도로 이곳저곳을 가로막은 차 사이로 운전하면서

겨우 오목교에 세워진 문제의 트럭을 발견했을 때,

갑자기 나타난 좀비의 습격을 받게 되는데...!!

 

 

저는 「반도」를 보면서 2가지 영화를 떠올렸습니다.

「28일 후」, 「매드 맥스」

 

「28일 후」의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서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군인들이 나오는 설정이 꽤나 비슷하게 느껴졌고요.

 

사실 그보다 더 유사한 건 「매드 맥스」입니다. 

차를 이용한 추격씬, 액션(?)씬이 상당히 흡사한데,

심지어 등장하는 개조 차량 중에서는

"매드 맥스에서 본 거랑 되게 비슷하게 생겼네?"

싶은 것도 있었습니다.

 

표절이라고 말하기는 힘들고,

그냥 '참고를 무지하게 많이 했다.'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근데 「매드 맥스」가 너무 잘 만든 영화라서

고대로 베껴오기만 해도 보통은 될텐데,

왜 때문에 이렇게 하위 호환이 된 걸까요.

 

그 이유는 시나리오가

못 따라주기 때문입니다.

 

CG 돈 들여서 기깔나는 차 추격씬

뽑아놓으면 뭐합니까.

스토리가 노잼인데.

(그렇다고 「반도」의 CG가 기깔난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정석이 좀비한테 습격을 당하기 직전,

어떤 차가 좀비를 들이받아서 정석을 구해줍니다.

 

그리고 운전석 창문이 쓱- 내려가더니 왠 소녀가

"살고 싶으면 타요."

 

이게 무슨 개풀 뜯어먹다가

왼손에서 흑염룡 깨어나는 소립니까.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뒷자석에 타고 있던 초딩 꼬맹이가

이런 대사를 칩니다.

"내가 또 나서야 하나."

2020년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오다니

실화인가 존나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살고 싶으면 타요 했던 소녀(이하 살싶타)는

아무리 봐도 고딩 정도인데

운전대만 잡으면 도로 위의 여포가 됩니다.

살싶타의 현란한 핸들링을 좀 보십시오. 

좀비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방어 운전은 물론이고,

자동차로 좀비를 줘패는 ㄹㅇ 공격 운전까지

가능합니다. 

 

 

뭐 그렇다 칩시다.

 

애가 돌 잔치에서 연필, 실, 청진기 중에서

운전대 좀 잡을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좀비 아포칼립스니까 생존을 위해서

운전만 열심히 배웠다 치자구요.

 

 

그래도 말이 안 되는 건,

차로 들이받은 좀비들이 팝콘 튀겨지듯

펑펑 날라다니는데

차는 앞쪽이 좀 찌그러질 뿐 멀쩡합니다.

 

살싶타가 모는 차는 비브라늄으로 만들었는지,

좀비 수십마리를 한두번도 아니고

몇 번을 연거푸 들이박는데 꿈쩍도 안 해요.

 

이게 말이 됩니까. 

 

 

 

더구나 정석 일행이 한국땅 들어왔을때

도로 상태가 이랬거든요?

저렇게 고장난 차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어서,

빈 차선을 따라 지그재그로 운전해서

오목교까지 갔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살싶타가 운전할 때는

도로가 깨끗합니다.

 

누가 일부러 그 부근만 차를 견인한 것처럼

도로가 제법 많이 비어있어요. 

 

현란한 액션씬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5분 전에 나왔던 장면이랑 모순되는 건

너무하지 않습니까.

 

심지어 길가에 버려진 차에

시동을 걸어서 타고 가는 장면도 나오는데요.

 

몇 년씩이나 방치된 차면

배터리가 다 되어서 시동이 안 걸릴텐데...?

차에 넣어놓은 기름도 오래 되면 맛탱이가 갈텐데..?

 

 

 

 

「부산행」 리뷰에서도

후반부 신파 때문에 그렇게 욕을 했는데 

 

부산행(2016) 리뷰 - 유미야 신파를 듬뿍 주자구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평점 ●●◐○○ * 결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한국 공포영화가 귀신이 나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고괴담」 시리즈, 「폰」, 「거울 속으로」, 「장

kimkoka.tistory.com

4년 지나고 나온 「반도」에서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오히려 신파는 더 심해졌어요.

 

 

결말에 이런 씬이 있습니다.

정석 일행을 구조할 헬기가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다리를 다친 민정(이정현 扮)은
좀비떼를 헤치고 헬기까지 무사히 갈
자신이 없어져서,
버려진 차 중 하나에 올라타
엄호 사격을 하기로 합니다.

정석은 두 소녀를 데리고 헬기 근처까지 도착하고,
소녀들은 목놓아 울면서 엄마(민정)를 부릅니다.

그 목소리를 들은 민정은
아이들을 빨리 탈출시키기 위해서
자살하려고 합니다.
자기가 죽는 걸 보면 포기하고
헬기에 타서 떠날 테니까요.

그런데 그때 정석이 민정을 구하기 위해
혼자서 왔던 길을 되돌아갑니다.

민정이 차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주변의 좀비들을 처리하면서 말이죠.

그 모습을 보고 생각이 바뀐 민정은
헬기 쪽으로 절뚝거리며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갑니다.

결국 정석 일행은 모두 헬기에 타고
한국 땅을 벗어납니다.

 

 

시동 걸린 헬리콥터 옆에서

딸이 소리를 질렀는데,

한참 멀리 떨어져있던 엄마가

그 목소리를 들었댑니다?

이게 가능...??

 

 

찾아봤더니,

헬기가 하늘 위로 날아가고 있을 때

지상에서 소음 측정을 하면

70~80데시벨 정도 나온다고 합니다.

 

80데시벨이면 드라이기나 믹서기를 작동시킬 때

소음이랑 비슷한 정도라고 하는데요.

드라이하고 있으면 바로 옆에서 누가 말해도

잘 안들리지 않나요?

 

심지어 헬기가 땅에 착륙한 상태로

시동이 걸려 있었으니까

80데시벨보다 더 시끄러웠을텐데, 

딸 목청이 도대체 얼마나 큰 걸까요.

 

사자후라도 쓴 것일까요.

 

 

저 염병천병을 하더니 뒤늦게 생각을 고쳐먹고

다시 헬기로 뛰어오는 것도 진짜 웃긴데,

그게 또 성공을 합니다. 참 나ㅋㅋㅋㅋㅋㅋㅋ

 

총을 쏘고 차 경적을 울리고

어그로 끌려고 별 짓을 다 했는데

생각보다 좀비가 별로 안 모여서 그랬던 걸까요.

 

니면 정석이 엄호사격을

오지게 잘 해서 그랬던 걸까요. 

 

전력질주하는 좀비가

다리 다친 사람 하나 못 잡습니다.

 

이건 좀비의 수치예요.

반성해야 됩니다. 

 

좀비를 피해서(사실은 좀비가 별로 달려들지도 않음)

헬기까지 달리는 씬 내내 현악기 브금 깔고

되게 분위기 잡습니다.

 

막 슬로우 모션 걸고, 연기 깔고

별의별 짓을 다 해요.

 

도대체 왜 이런 ㅈㄹ을 하는 걸까요. 

 

영화사 윗대가리 중에서

영화 보면서 눈물을 안 흘리면 죽는 병에 걸린

놈이라도 있는 걸까요.

 

신파도 적당히 해야지,

이렇게 과도하게 신파 쥐어짜면

도저히 눈 뜨고 봐줄 수가 없습니다.

 

신파 때문에 영화 전체를 망칠 수도 있는데

왜 그걸 모를까요.

 

 

 

그렇다고 「반도」가 신파를 제외한 다른 점은

다 훌륭했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다른 것도 별로였어요.

 

CG가 눈 돌아가게 실감나거나 화려한 것도 아니고,

어디서 본 것 같은 클리셰가 자꾸 나오니까

스토리도 뻔하게 예상되는데다가,

 

마지막에 거하게 신파를 들이붓는 바람에

삼진 에바가 되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① 강동원 덕후

② 시간이 남아도는 분

③ 시험기간이라 100분토론도 꿀잼으로 볼 것 같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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