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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영화

알.이.씨 (REC) 리뷰 - 똥줄이 타다 못해 한 줌의 재가 됨

by 김꼬까 202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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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감상입니다.

평점 ●●●◐○

 

 

 

하우메 발라게로, 파코 플라자가 공동 연출한

스페인 공포영화입니다.

 

좀비물에 파운드 푸티지를 섞었어요.

 

*파운드 푸티지가 뭔지에 대해서는

「그레이브 인카운터」 리뷰 포스팅의 앞부분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참조하세요.

 

그레이브 인카운터 리뷰 - 곤지암과 비교

* 대단히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평점 ●●●○○ <그레이브 인카운터>는 파운드 푸티지의 대표적인 영화 중 하나입니다.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는 문자 그대로 "발견된 자료 영상" 이란 뜻입

kimkoka.tistory.com

 

처음부터 끝까지 쭉 핸드헬드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찍었다는 뜻입니다.) 
컨셉으로 촬영했기 때문에, 


정신없고 어지럽게 느끼는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토리상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전 화면이 흔들릴 때 더 공포를 느꼈습니다.

 

 

 

줄거리를 간단히 살펴봅시다.

 


TV 다큐 프로그램 진행자인 
안젤라(마누엘라 벨라스코 扮)는 
소방관들의 일상을 촬영하러

카메라맨 파블로(파블로 로소 扮)와 함께 
소방서로 가게 됩니다.


한창 촬영을 하고 있는데, 
때마침 출동 요청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실제 소방관들이 출동해서 활약하는 모습을 
찍으면 좋잖아요?


그래서 안젤라 팀은 소방관들과 함께 
구조 현장인 맨션으로 향하는데요.


그런데 맨션에 도착해보니 무슨 영문인지 
이미 경찰까지 와있는 겁니다?

알고 봤더니 괴상한 행동을 보이는 노인이 있어서
경찰한테도 신고를 한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 노인을 제압하려던 경찰이 오히려 
노인에게 물려서 부상을 입고,
소방관과 맨션 사람들이 부상자를 
맨션 밖으로 옮기려 하는 순간


갑자기 바깥에서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 마십시오"

라는 경고 방송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영문도 모른 채 맨션은 봉쇄되고, 
맨션 사람들이 하나둘씩 좀비로 변해가는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될지 궁금하시죠?
뒷부분은 직접 영화를 보시고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인들이 저에게 좀비물 추천해달라고 하면 무조건

「28일 후」, 「알.이.씨」, 「킹덤」

요렇게 3개를 추천해줍니다.

 

그중에서 제일 무서운 게 뭐냐고 묻는다면

전 「알.이.씨」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좀비는 살인마나 귀신보다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영화속 등장인물이 겪는 공포가 
뼈저리게 와닿는 경우가 잘 없어요.


아무리 픽션이라도 현실과 

코딱지만한 공통점이라도 있어야 감정이입이 되지,
좀비는 거의 뭐 판타지급 아닙니까.


게다가, 좀비 바이러스가 한 번 퍼졌다 하면 
지구 전체, 아무리 못해도 대륙 하나 정도는 
금세 뚝딱이잖아요?


이 남다른 스케일 또한 대단히 판타지스럽습니다. 


현실감이 1도 없으니까 
좀비 아포칼립스가 딱히 큰 위기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아무리 좀비가 넘쳐나도 
그 넓은 땅덩어리에 내 몸 하나 숨길 데 없겠습니까.


오죽하면,
지구는 둥그니까 좀비 그까이꺼 
존나 뛰면 다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자꾸 나가면 온 세상 좀비들 다 만나고 오겠네?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그래서 전 약간 강 건너 불구경하는 느낌으로 
좀비영화를 보는데요.

 

 

이런 밑도 끝도 없는 근자감을 개박살낸 영화가

바로 「알.이.씨.」입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은

5층(6층이었나)짜리 맨션이거든요.

공간이 이렇게 제한됐다는 건 
정말 꿈도 희망도 없다는 소립니다.


맨션이 봉쇄되서 밖으로도 못 나가잖아요.
올라가봤자 꼭대기층이고, 내려가봤자 1층이에요.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문 걸어잠그고 
숨어있으면 될 것 같죠?


좀비가 어느 집에 있을지 몰라서 
아무 집이나 막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운좋게 좀비가 없는 집을 어떻게든 찾아내서 
숨는다고 칩시다.


근데 맨션이 봉쇄됐잖아요? 
영원히 그 집에 갇혀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빠져나올 방법이 없어요.
어떻게 해도 사망 플래그입니다. 

 

 

다른 좀비물들을 보면서는

"저렇게 느려터져가지고 으이구"

"빨리 도망 안 치고 뭐하냐 아이고 답답해."
"좀비한테 잡힐려고 아주 작정을 했구만."

과 같은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알.이.씨.」를 보면서는 

"좃됐다..."

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공간이 제한적이라서 선택을 한 번만 잘못해도
바로 요단강 익스프레스 타는 거예요.


이 상황이 진짜 사람 미치게 합니다. 
그렇게 쫄릴 수가 없어요.

 

 


초반부터 입구 막아놓고 전개하는 건,
보는 사람 똥줄이 활활 타도록 만드는
아주 영리한 연출입니다.


근데 후반부에서 그 똥줄이 타다 못해서 
한 줌의 재가 되고 마는데요.

막판 가면 진짜 염통이 쫄깃해지다 못해서 
쪼그라드는데 와 씨.. 


아 진짜 제발 좀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알.이.씨.」로 쏠쏠한 재미를 보더니

속편(무려 4편까지 나옴)을 주구장창 찍었는데요.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고 1편이 제일 재밌습니다. 

 

헐리우드에서는 판권을 사가서 완전히 똑같은 내용으로

「쿼런틴」이라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복붙 수준입니다. 

심지어 주인공 이름도 '안젤라'로 똑같아요.

(제니퍼 카펜터 扮)

그러니 그냥 스페인 버젼의 오리지널 「알.이.씨.」를

보시는 게 더 낫습니다.

 

 

 

 

 

여담으로,

안젤라 역할했던 마누엘라 벨라스코가 이쁩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① 헐리우드 좀비 영화에 식상함을 느끼는 분

② 진짜 개쫄리는 공포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

③ 멀미 없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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