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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영화

잭 스나이더를 알아보자(2) - 배트맨 대 슈퍼맨

by 김꼬까 202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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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나이더를 알아보자 1편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세요.

 

잭 스나이더를 알아보자(1) - 새벽의 저주, 300, 왓치맨 그리고...

잭 스나이더가 누구냐면요. 바로 이 사람입니다. 원래 광고나 뮤직비디오를 주로 찍었었는데요. 2004년에 「새벽의 저주」로 화려하게 영화 감독 데뷔를 하게 됩니다. 저는 자타가 공인하는 좀비

kimkoka.tistory.com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같은

마블만화 원작 영화를 MCU라고 합니다.

 

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줄임말인데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은 마블 캐릭터가 아니고

DC 만화의 캐릭터입니다.

아이언맨이랑은 소속사가 달라요.

 

라면으로 예를 들자면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는 농심이고,

진라면, 참깨라면, 진짬뽕은 오뚜기인 것과

비슷한 겁니다.

 

어쨌든 마블만화를 영화로 만든 MCU가 흥하고, 

워너 브라더스도 질세라 DC만화로 영화를 만들어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작품들을 DC Extended Universe를 줄여서 

DCEU라고 부릅니다.

 

 

그 DCEU의 시작이 바로 잭 스나이더의

「맨 오브 스틸」이었습니다.

사실 그전에 나왔던 그린랜턴 반지닦이도 있지만,

그건 모두의 정신건강을 위해 덮어두기로 합시다.

 

 

 

저는 잭 스나이더의 영상을 좋아합니다. 

마블 덕후이긴 하지만, 영상만 놓고 보면

마블보다는 DC 쪽이 제 취향입니다.

맨 오브 스틸의 한 장면

잭 스나이더가 다른 건 몰라도,

간지나는 장면 연출하는 건

정말 귀신같이 잘 합니다. 

 

하지만 스토리텔링 능력이

그걸 못 따라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그래도 「맨 오브 스틸」은 괜찮았습니다. 

 

혹시 별로였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 이후로 나온 DCEU 영화를 한 편이라도 봐주세요.

「맨 오브 스틸」 정도면 괜찮은 영화였다고

재평가하게 되실 겁니다.

 

 

슈퍼맨은 리부트가 많이 된 히어로라서

옛날 영화들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잭 스나이더의 슈퍼맨이 전작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면

크리스토퍼 리브가 연기한 1979년 슈퍼맨
브랜든 라우스가 연기한 2006년 슈퍼맨
헨리 카빌이 연기한 「맨 오브 스틸」의 슈퍼맨

슈퍼맨이 가지고 있었던,

한없이 밝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겁니다.

 

빨간 빤쓰도 버렸고,

비비드한 파란색이었던 쫄쫄이도

어두운 색으로 바뀌었구요. 

 

옷 색깔처럼 캐릭터의 성격도

차분해지고, 어두워졌습니다.  

전작의 슈퍼맨들이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해내는 데

전력을 기울인 것에 비해서, 

 

잭 스나이더의 슈퍼맨은

자신의 아이덴티티에 대해 고뇌하는 데

러닝타임 대부분을 소모합니다.

 

「맨 오브 스틸」에 나오는 시민들은

슈퍼맨을 맹목적으로 신뢰하거나 사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기까지 해요.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초인이

어느 날 갑자기 나쁜 마음 먹고

자신을 해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는 거죠.

 

사람들의 불신에도 불구하고,

슈퍼맨은 지구를 구해냅니다. 

 

이 '억압받는 구원자' 포지션이 되게

예수스럽게 느껴지는데요.

실제로 영화에서도 종교적인 레퍼런스를

상당히 많이 사용한 편입니다.

 

 

전작들에 비해 액션씬도 무지하게 화려해졌습니다.

잭 스나이더가 혼을 갈아넣어서 만들었으니

안 멋있을 수가 없죠. 

 

슈퍼맨도 멋지지만 빌런도 멋집니다. 

너무 게임 화면 같아서 불호라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DCEU는 이제 막 시작한 거지만,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차라리

「맨 오브 스틸」을 만들고 손을 터는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맨 오브 스틸」로 다시

쏠쏠하게 재미를 보기 시작한 잭 스나이더는

 

차기작으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을

만들고야 마는데...

 

하 씨바...

 

전 「맨 오브 스틸」 다음에 당연히

배트맨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거든요?

 

슈퍼맨이든 배트맨이든 워낙 유명한 히어로니까

자세한 서사를 굳이 다시 설명해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팀 버튼의 배트맨이나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과는 다르게

DCEU에서 추구하는 배트맨의 이미지가

있었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배트맨 솔로무비 하나 내면서 

관객들에게 DCEU에서의 배트맨은 이렇다- 는 걸

간략하게라도 보여주긴 했어야죠.

 

근데 중간 과정을 싹 생략하고

배트맨 vs 슈퍼맨이 나와버렸습니다??

 

마블로 치면, 아이언맨 1 다음에

바로 어벤저스가 개봉한 격이에요.

 

 

그러니까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죠. 

해야 될 이야기가 너무 많으니까요.

 

 

151분 안에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이면

절대 짧지 않습니다.)

 

벤 애플렉이 연기하는 새로운 배트맨이

어떤 캐릭터인지도 보여줘야 되고, 

배트맨이랑 슈퍼맨이 싸움도 해야 되고,

새로운 빌런 렉스 루터 박사 이야기도 해야 되고,

렉스 루터가 어떤 짓을 하는지도 보여줘야 되고,

졸라짱쎈 괴물도 나와야 되고,

슈퍼맨, 배트맨이 그 괴물이랑 싸워서

이기는 것도 나와야 되는데

거기다가 원더우먼까지 나옵니다.

 

이게 될까요, 안 될까요?

 

 

가뜩이나 스토리텔링 못하는 잭 스나이더가

저 방대한 분량을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관객이 받아들여야 되는

정보가 많은 것에 비해서

설명도 부족하고, 개연성도 부족합니다.

 

 

러닝타임이 무려 3시간에 달하는 감독판도 봤는데,

감독판이 그나마 좀 낫습니다.

그나마 낫다는거지, 완전 환골탈태했다는 소리 아님.

 

30분이 추가된만큼 스토리 전개가 약간

매끄러워지긴 했으나, 

원래 영화가 위중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정도 개선된 걸로는 택도 없었습니다.

 

 

애시당초, 한낱 닝겐에 불과한 배트맨이

슈퍼맨을 잡겠다는 것부터 잘 이해가 안 갔는데요.

그거야 뭐, 크립토나이트로 힘 다 빼놓고

줘팬다니까 대충 납득하고 넘어갔거든요?

 

그런데

우럼마사 느금마사는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럼마사 느금마사가 뭔지 모르신다구요?

축복받으신 겁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배트맨 대 슈퍼맨을 멀리하시고,

행여나 보고싶은 마음이 들 때는 주문처럼 외우세요.

우럼마사 느금마사

 

 

우럼마사 느금마사로 심한 충격을 받은

제 마음을 달래주는 건

갤 가돗이 연기한 원더우먼의 비주얼 뿐이었습니다.

짤로만 봐도 완벽하네요.

 

 

 

그리고 한국인들은 「배트맨 대 슈퍼맨」 감상에

핸디캡이 있었습니다.

 

그 유명한 "고담시에 물난리가 났다"(Water is wet)는

오역이 바로 이 영화에서 나왔거든요.

 

물은 원래 축축하잖아요?

그러니까 Water is wet은

그만큼 "당연한 소리" 라는 의미인데

번역으로 벌어먹고 산다는 양반이

뭐 이딴 걸 틀리고 앉았는지 쯧쯧

 

박지훈 번역가의 은퇴를 촉구합니다.

한국 영화 배급사들은 각성하라.

 

 

 

3편에서 계속됩니다.

 

잭 스나이더를 알아보자(3) - 저스티스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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