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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영화

외계+인 1부 후기 - 산만해서 안타까운

by 김꼬까 2023.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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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스포일러 있습니다.

 

 

이번 구정 연휴에 케이블 채널에서 

「외계+인」 1부를 방영해주더군요. 

저는 예전에 이미 봤지만, 

부모님께서 궁금해하셔서 

한 번 더 보자는 생각으로 부모님과 함께 

외계+인 1부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시작하고 2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부모님은 시청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대사가 제대로 안 들려서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거든요. 

 

이건 「외계+인」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죠. 

짜 심각한 문제입니다.


사실 저도 요즘 극장에 가면 

한국영화를 잘 안보거든요. 

 

영화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바람에, 

실패할 가능성이 낮은 검증된 영화를 

고르고 골라서 봐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대사가 안 들리니까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서입니다. 

 

 

영화를 촬영할 때 동시녹음에

애로사항이 있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배우들의 딕션 자체가 부정확한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다행히 OTT에서는 

한글자막을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아서, 

OTT에서 보면 어느 정도 해결됩니다. 

 

저희 부모님도 넷플릭스에서 자막을 켜놓고 

다시 한번 외계+인 1부 관람에 도전했습니다. 

 

이번엔 절반 정도 보다가 

또 시청을 포기하셨습니다.

 

자막이 있어서 대사는 알겠는데,

그래도 여전히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답니다.

 

 

이래서 「외계+인 1부」가 흥행을 못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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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의 기존 플롯은 무시하고,

그냥 시간 순서대로 줄거리를 풀어서 살펴보죠.

 

어느 외계 행성이 있는데, 

그 행성에서는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서 

죄수들을 지구의 인간 뇌 속에 가둡니다. 

 

뇌 안에 외계인이 들어가있다고 해서 

사람 몸에 별 해가 되는건 아니지만, 

외계인이 인간 뇌를 장악해서 

탈옥하려고 하는 경우가 가~끔 있긴 합니다. 

 

외계에서 죄수 호송선이 와서 

사람 뇌에 죄수를 집어넣고, 

가~끔 탈옥하는 죄수들 잡아오고, 

요런 관리 감독 역할을 누가 해야 되잖아요? 

그걸 가드(김우빈 扮)와 썬더라는 로봇이 

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외계+인」의 세계관에서는,

과거-현재-미래는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존재한다는 설정입니다. 

 

그러니까, 21세기에 살고 있는 사람 뇌에 

죄수를 가둘 수도 있고, 

과거로 가서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 뇌에 

죄수를 가둘 수도 있다는 겁니다. 

 

고려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의 뇌에 가둬놓은

죄수 중에 하나가 탈옥하려고 해서, 

가드랑 썬더가 잡으러 갑니다. 

 

죄수를 잡긴 했는데, 

그놈을 가둬놨던 여자가 죽으면서 

그 여자의 아기를 현재(21세기)로 데려오게 되죠. 

 

가드와 썬더는 아기에게 

'이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키웁니다. 

 

이안은 아빠(가드)와 썬더의 정체에 대해 

항상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이안이 가드를 조사하고 미행하던 어느 날, 

이안은 사람 몸에 죄수를 집어넣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썬더는 이안에게 

외계 죄수 시스템에 대해 알려주죠. 

 

요번에 새로 가둔 죄수 중에서 

졸라짱센 악당두목이 한놈 있었는데, 

걔가 문도석 형사(소지섭 扮) 몸에 들어갔걸랑요. 

 

근데 그 외계악당두목이 깨어나서 

형사 몸을 지배해버린 거예요. 

 

 

악당두목은 잔챙들이랑은 끕이 달라서, 

지구인들을 다 죽이고 외계 죄수를 풀어줄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가드와 썬더는 그 음모를 막으려고 하고, 

악당두목은 가드가 갖고 있는 

신검을 빼앗으려고 합니다. 

 

신검이 있어야 죄수를 풀어주 수 있고, 

신검+썬더=타임머신도 되거든요. 

 

 

가드+썬더+이안 vs 외계 죄수로 싸우다가 

가드가 불리해져서, 

탈옥해있는 악당두목과 죄수들을 

다른 시간대로 끌고 가서 

그대로 버리고 오자는 작전을 세웁니다. 

 

신검의 힘을 이용해 죄수들까지 다 매달고 

고려시대로 가긴 했는데, 

가드 일행이 다시 현대로 돌아올

에너지가 부족해서

작전이 실패하게 됩니다.

 

가드와 썬더는 크게 부서지고

이안도 신검을 놓치고

물에 빠져 정신을 잃어버립니다.

 

악당두목은 원래 들어있던 형사의 몸이

많이 다치는 바람에,

다른 인간의 몸을 찾아 사라져버렸고요.

 

이안도 죄수들과 함께 고려시대에 갇혀버린 거죠.

 

신검의 행방을 쫓는 사이에

이안은 어른이 됐습니다.

어른이 된 이안은 김태리 배우가 연기했고요. 

 

 

한편, 이안과 죄수들이 떨어진 고려시대에는

무륵(류준열 扮)이라는 도사

현상금 헌터로 살고 있습니다.

 

신검에 현상금이 걸려있어서

무륵도 신검을 찾으려고 하죠.

 

 

죄수들도 마찬가지로

신검을 찾으려고 혈안이 돼있습니다.

 

그 와중에 흑설(염정아 扮)과

청운(조우진 扮)이라는 도사도 합세해서

신검찾기 대소동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무륵이 어린 시절에

가드 일행이 죄수들을 끌고

고려시대로 떨어졌던 곳 근처에 있었고,

악당두목이 무륵 몸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2편을 기대해주세요~

 

까지가 줄거리입니다.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썼는데도 되게 길죠?

이제 본격적으로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1) 이렇게까지 복잡할 필요가 있었나

 

판타지는,

하나의 세계관 자체를

아예 새로 만들어내는 거라서

보는 사람이 그 생소한 세계를

이해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크고 작은 설정들이 하도 많이 나오니까,

그것만 제대로 설명해도

러닝타임을 상당히 잡아먹거든요. 

 

그런데 「외계+인」은 

너무 욕심을 부렸습니다.

 

외계인이 인간 몸에 죄수를 가두거나, 

죄수를 감시하는 로봇(가드)이 있다거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신검이 있다거나, 

이러한 내용들을 보여주기도 바쁜데, 

거기에 사건의 순서까지 뒤섞어 놓았어요.

 

가드와 썬더의 현대 시점이 

더 먼저 발생한 일이고, 

어른이 된 이안과 무륵이 나오는 

고려시대 시점이 그 이후 발생한 일인데, 

영화에서는 현대와 고려시대의 이야기를 

계속 교차시키면서 보여줍니다. 

 

 

아마 최동훈 감독은,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나열하는 것보다 

순서를 좀 섞는 편이 더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과거(고려시대)인 줄 알았던 것이 

사실은 미래(더 나중에 일어남)였다"

라는 건 신선하긴 합니다. 

 

영화 후반부가 돼서야 퍼즐이 맞춰지면서 

인과관계를 알게 되는 재미도 있고요.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2시간 안에 담기엔 너무 길고,

캐릭터도 많이 등장하는 바람에

사건 순서를 섞은 것이

오히려 독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라는

리액션이 나오는 것이구요.

 

차라리 현대 시점으로 한 편,

고려시대 시점으로 한 편,

이렇게 두 편으로 나누어서 개봉했다면

훨씬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 너무 많은 캐릭터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등장인물이 많이 나온다는 점도 

복잡함에 한몫한 것 같습니다. 

 

현대와 고려시대 

두 시점을 서로 떼어놓고 봐도 

완성된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각각에 많은 등장인물이 투입되어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가드, 이안, 무륵은 

누가 주연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중이 엇비슷하죠. 

 

「외계+인」을 처음 보면 

'가드가 주인공인가보다' 싶다가, 

또 가드가 주워온 아기를 보면 

'아니네, 저 아기가 주인공인가보다' 싶은데, 

 

 

갑자기 시점이 고려시대로 바뀌어서 

무륵의 활약을 보면 

'무륵이 주인공인가?' 하게 된다는 거죠. 

 

그 와중에 외계 죄수가 탈옥했네 어쩌네, 

고려시대로 가서 신검이 어쩌네, 도사가 어쩌네, 

이렇게 복잡한 스토리도 이해해야 하구요. 

 

캐릭터든 스토리든 둘 중에 하나만이라도 

좀 심플했으면 훨씬 평이 좋았을 겁니다. 

 

 

여담입니다만-

흑설, 청운은 재미있는 감초 역할을

너무 찰떡같이 잘 했지만,

어디서 많이 본 것처럼 낯익은 캐릭터라...

 

 

저는 흑설, 청운을 보자마자 「쿵푸허슬」의

요 캐릭터들이 바로 떠올랐거든요.

 

 

베낀건 아니어도 참고는 좀 했겠구나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3) 그래도 화이팅

 

이때까지 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저는 「외계+인」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도 불호평이 많았지만, 

그래도 저는 그럭저럭 볼만했거든요.

 

그리고 제가 SF를 좋아하는데,

한국은 거의 SF 불모지 수준이라...

 

 

외계인에 관련된 SF 영화가 자꾸 나와야

점점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처음부터 2부가 나올 거라는

전제를 깔고 기획된 영화인만큼,

2부에서는 1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2023년 올해 2부가 개봉한다고 했는데,

1부가 흥행이 실패해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는 분 

(단, 모든 기대를 내려놓고 봐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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