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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영화

「놈이 우리 안에 있다」까는 리뷰

by 김꼬까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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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결말 스포일러 있습니다.

 

제가 「놈이 우리 안에 있다」를 보게 된 이유는 

순전히 포스터빨입니다. 

 

등장인물들이 대단히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고 있는 사진 아래에 

당당하게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라고 적혀 있죠. 

 

저는 미스터리 짱좋아하고 추적물 짱좋아하고

스릴러도 짱좋아하는데 3가지를 다 합쳤다니,

이건 무조건 봐야 되는 거 아닙니까.

 

WEREWOLVES WITHIN」이라는 원제목이 

아래에 적혀있는 걸 보고 조금 망설이긴 했습니다. 

 

에이 설마 찐으로 늑대인간이 나오겠어? 

늑대인간이 저지른 것처럼 

아주 잔인한 살인 사건이 발생해서 

늑대인간에 비유해서 부르는 거겠지- 

라고 생각했던 제가 어리석었네요. 

 

 

간단히 줄거리를 살펴보면-

 

어느 시골 마을에 핀(샘 리차드슨 扮)이

산림관리인으로 옵니다.

 

 

핀은 우체부 세실리(밀라나 바인트루브)의 안내로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죠.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외부와 통하는 길이 막혀버린 어느 날,

마을 주민이 키우던 강아지가

짐승에게 잡아먹히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기도 나가버리죠.

 

핀은 쇠로 된 발전기 박스가

부서져있는 것을 발견하는데요.

이상하게도 발전기에는 엄청나게 큰 발톱으로

할퀸듯한 자국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핀은 다른 발전기를 둘러보다가

큰 짐승에게 뜯어먹힌 것 같은

시체까지 찾아내고 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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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마을 사람들은

산짐승에게 습격당할 것이 두려워

여관에 함께 모여있기로 합니다.

 

 

그러나 그 날 밤 새로운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게 됩니다.

 

이까지만 보면 스릴러 같죠? 

이제 제가 느낀 점을 짚어보도록 하죠.

 

 

1) 늑대인간 뒤통수

 

초반까지는 꽤 괜찮았습니다. 

코난이나 김전일 시리즈에 나오는 것처럼,

눈으로 고립된 마을 여관에 12명이 모였는데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는 설정은 좋았어요.

 

의사인지 박사인지 하는 사람이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털을 분석해서,

이 세상에 없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진짜 늑대인간일지,

아니면 늑대인간을 가장한 사람이

범인일지 추측하면서 보게 되니까요. 

 

그런데 범인이 진짜 늑대인간이었다니... 

뒤통수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나쁜 의미로요.

 

 

보통 '괴물'들이 나오는 호러 영화에서는 초반에 

괴물이 엑스트라 몇 명이 죽이는 씬을 보여줍니다. 

 

초장부터 대놓고 괴물의 모습을 

다 까서 보여주는 영화도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더라도 

특징적인 부분(예를 들면, 괴물의 송곳니)을 

클로즈업한다던가, 

괴물의 전체 실루엣과 피가 튀기는 살인 장면을 

그림자로 보여준다던가, 

피해자의 눈동자에 괴물이 살짝 비친다던가, 

기타 등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무서운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관객들에게 

"여러분들이 보실 영화는 

저 괴물이 사람 죽이는 내용입니다!"

라는 걸 친절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죠. 

 

그런데 「놈이 우리 안에 있다」에서는 

늑대인간의 존재유무를

확실히 짚어주지 않습니다.

 

물론 초장부터 사람 죽는 씬이 나오긴 합니다만,

"인간이 아닌 존재"에 대한 힌트가

없어도 너무 없어요.

 

 

더구나 초반 흐름을 보면 평범한 스릴러물이고

진짜 늑대인간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하는건 중반 이후거든요.

 

그래놓고 막판에

사실은 늑대인간이었습니다~

라니... 저는 대단히 황당하게 느껴지더군요.

 

 

2) 범인 정체 뒤통수

 

제가 「글래스 어니언」 리뷰글에서 

반 다인의 추리소설 법칙에 대해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글래스 어니언」 리뷰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후기 - 강추

*대단히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평점 ●●●●○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2019년 개봉된 「나이브스 아웃」의 속편입니다. 1편을 연출했던 라이언 존슨이 또 한번 감독을 맡았고, 전

kimkoka.tistory.com

 

추리소설 제 1법칙은 

「수수께끼를 해결할 때 

독자는 탐정과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는 것입니다. 

 

우리가 스릴러 영화를 볼 때 

누가 범인일까 막 맞춰보려고 하잖아요? 

그래서 극중의 등장인물에게 주어지는 단서는 

관객에게도 똑같이 주어져야 공평한 거죠.

 

그런데 「놈이 우리 안에 있다」는 

제 1법칙을 완전히 무시합니다.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때 XX를 죽일 수 있던 사람은 

세실리 뿐이야! 

그러니까 세실리가 범인이지! 

이런 논리적인 전개는 쌈 싸먹었어요. 

 

세실리가 범인이라는 힌트가

딱 하나 나오기는 나옵니다.

 

초반에 세실리가

자기 집은 아주 대가족이라며,

자기가 7번째 딸이라는 이야기를

핀에게 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나중에 살인 사건이 터지고 나서

아르헨티나 출신인 남자가,

집에 7번째 아이가 태어나면

늑대인간이 된다는 미신이 있다고

말하는 장면도 나오구요.

 

이게 세실리=늑대인간이라는 단서랍니다.

 

제가 모르는 사이에 '단서'라는 단어의 뜻이

바뀐 걸까요.

 

 

사실 후반부가 되면,

세실리가 범인이라는 생각살짝 들긴 합니다.

왜나하면 마을 사람들이 하도 많이 죽어서,

살아남은 사람이 세실리 포함 3명 정도라서요.

 

소거법으로 범인 찾기라니..

정말 현타오네요 참나ㅋㅋㅋ

 

 

아마도 제작진은, 

늑대인간으로 호러 깔고, 

살인사건으로 스릴러 분위기 내면서, 

동시에 블랙코메디도 같이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요. 

 

세 마리 토끼 잡으려다가 

셋 다 놓친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건은 짜임새가 너무 엉성하고,

웃으라고 짜낸 개그는 1도 안 웃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엔딩에 나오는 늑대인간 분장이었습니다.

 

 

그 꼬라지가 너무나도 허술해서

깔 의지조차 상실하게 하더군요.

 

늑대인간이 나무 작대기에 찔려 죽는 것도

얼탱이가 없었습니다.

늑대인간은 은으로 만든 탄환에만

죽는거 아니었나요.

무슨 늑대인간이 이렇게 연약해.

 

 

 

이런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 시간이 아주아주 많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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