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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후기 - 이게 최선이었나

by 김꼬까 202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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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평점 ★★☆

 

스포일러 있음

 

 

제가 마블 처돌이, 히어로물 처돌이라서

마블꺼는 웬만하면 재밌게 봐주려고 노력하는데

샹치는 참 복잡한 마음이 듭니다.

 

일단 샹치의 좋았던 점부터 짚어보죠.

 

 

좋은 점① 동양인 히어로 시무 리우

 

우선, 백인이 수두룩한 마블에서

드디어 동양인 히어로가 나왔다는 것이 

참 의미깊은 사건이긴 합니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동양인이 히어로는커녕

주연을 맡았던 경우도 손에 꼽힐 정도니까요.

 

그리고 샹치 역인 시무 리우가 피지컬이 좋습니다.

 

 

몸 쓰는 연기도 잘해서, 싸움씬 보는 맛이 있어요.

특히 버스 안에서 육탄전 벌이는 장면이

아주 좋았습니다.

 

 

 

좋은 점② 사랑해요 양조위

 

무려 양조위가 나옵니다.

양조위가 나온다구요!

 

홍콩, 중국영화도 아니고 헐리우드 영화에서

양조위가 대단히 주요한 배역으로 나오다니

이게 무슨 경사랍니까.

 

심지어 빌런이랍니다.

세상에 양조위가 나쁜남자로 나온대요.

 

 

나쁜 남자 양조위. 얼마나 바람직한 조합입니까.

기대감에 부푼 전 성난 황소처럼 거친 콧김을 뿜으며

샹치를 봤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저에게 당혹감을 주었습니다.

 

 

 

당황① 제목 짓는 센스하고는

 

일단 제목부터가 마음에 안듭니다. 

 

한국 제목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영어로는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랍니다.

 

어벤저스 엔드게임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이거랑

 

어벤저스와 엔드게임

캡틴 아메리카와 시빌워

 

이거랑 어감이 같냐구요.

 

사람 이름 2개를 and로 붙이는 거면 이해할텐데

이건 무슨 해리포터 시리즈도 아니고

사람 이름과 부제 사이에 왜 and를 집어넣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당황② 주인공이 진짜 샹치 맞나

 

영화 제목이 당당히 "샹치"라고 써놨으면

샹치가 주인공이어야 하잖아요?

 

근데 제가 본 바로는, 이 영화의 진주인공은

샹치가 아니고 웬우입니다.

 

아버지가 친아들을 죽이려고 덤벼드는 이야기를

사람들한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납득할만한 이유와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긴 한데,

 

이 영화는 좀 너무 나갔습니다.

샹치보다도 웬우에 대한 서사가 훨씬 더 깊어요.

 

 

웬우가 아내를 만나기 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내를 만나고 어떻게 바뀌었는지,

또 아내를 잃고나서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마지막에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지.

 

이 영화는 온통 웬우에 대한 설명뿐입니다.

주객이 전도됐어요.

 

이게 샹치의 영화가 되려면,

웬우가 어디까지나 '샹치 아빠' 역할이어야 하는데,

거꾸로 샹치가 '웬우 아들'인 느낌입니다.

 

 

게다가 양조위와 시무 리우,

두 배우의 연기 짬 차이도 있다 보니까 

샹치가 웬우한테 더 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양조위 같은 배우를 빌런으로 캐스팅해놨으면

주연인 샹치에게 거의 모든 서사를 몰빵해줘도

괜찮다고 생각하거든요.

 

 

눈빛 하나로 모든 서사가 납득되게 연기해버리는데

다른 설명이 뭐가 필요하겠습니까.

 

 

 

당황③ 갑분크리처

 

이게 저를 제일 당황하게 만들었던 부분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피터지게 싸우다가

 

 

싸움에서 밀린 샹치가 물에 빠지길래

죽은 엄마 목소리를 듣고 각성하는 씬이 나오려나

예상했는데, 갑자기 강 밑바닥에서 

 

 

용이 나오는 겁니다??

 

처음에는 샹치가 산소 부족으로 환상을 보거나

죽은 엄마가 용의 형태로 나타난건줄 알았는데

진짜 ㄹㅇ 찐 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웬우가 거의 다 부셔놓은 문을 뚫고

 

 

이렇게 생긴 애가 튀어나와서

 

 

얘랑 싸웁니다.

 

 

이게????????? 무슨????

 

 

갑자기?????????????? 왜????????????

 

 

웬우가 1000년 묵은 전설의 싸움왕이랬으니

그에 합당한 호적수가 필요했을 겁니다.

 

더구나 샹치는 주인공이고 히어로인데

걔 손으로 직접 아버지를 죽이는 스토리를

끌고 나갈 수는 없었을거구요.

 

이해는 합니다.

 

근데 더 어둠의 드웰러인지 드웰러 인 더 다크인지

걔랑 용이랑 싸우게 하는게 정말 최선이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용만 나와도 임팩트가 강한데

괴수 둘이서 싸우는 씬도 짧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주인공인 샹치가 더 묻힙니다. 

 

 

더구나 용이 드웰러 머시깽이한테 밀리고 있을때

 

 

케이티가 쏜 화살이 드웰러 목에 명중해서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오는 장면에서는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활 쏘는거 배운지 사흘 된 사람이 

그 멀리 있는 괴수 목을 맞춘다고??

 

영화적 허용이라기에는 너무 심한거 아닙니까.

차라리 샤링이 드웰러 목을 공격했다고 하는게

더 그럴싸했을거 같습니다.

 

 

제일 당황스러웠던 건,

용이나 웬우, 탈로 사람들도 못 죽인

드웰러 머시깽이를 샹치가 죽인다는 겁니다.

 

탈로 사람들도 싸움 잘 합니다.

샹치네 엄마는 웬우랑 싸워서 이기기도 했고,

샹치네 이모도 한 무술하는 것 같구요.

 

근데 그 날고 기는 탈로 사람들도

드웰러 머시깽이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서

걍 문 안에 집어넣고 가둬놓기만 했단 말이죠.

 

그런데 그 어마무시한 드웰러 머시깽이를

여태 크게 밀어주지도 않던 샹치가 발라버립니다.

 

아 뭐 최후에 이기는건 주인공이어야 맞긴 한데

전개가 좀 갑작스러워요.

 

저는 샹치가 드웰러를 죽일만큼 충분히 강하다는

느낌을 못 받았거든요.

 

그래서 샹치가 용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만

결과적으로는 용이 드웰러 어쩌구를

죽이는 결말로 갈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링 10개를 손짓으로 조종해서 폭사시키는

결말이라니.

 

이쯤되면 텐 링즈와 샹치라고 해야...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① 마블 처돌이

② 양조위 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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