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감상입니다.
평점 ●●○○○
스포일러 약간 있지만
이 영화에서 스포일러가 딱히 중요하겠습니까?
「수퍼 소닉」은 15세도 아니고 12세도 아니고
전체관람가입니다 무려.
힘과 꾸망이 넘치는 어린이들이
꺄르르륵 웃으면서 봐야 되는 영화란 소립니다.
심지어 옹알이하는 애기가 봐도 되는 영화구요.
그런 영화를 시커먼 어른이 봤으니... 아아.......
동심이 메마르다 못해 쩍쩍 갈라진 어른이 보면
당연히 노잼일 수밖에 없는데 그걸 모르고...
넷플릭스에 있길래 그만 클릭하고 말았네요.
영화가 잘못한게 아니에요. 제 잘못입니다.
근데
지금까지 깔만한 영화는 항상 다 깠었는데
어린이 영화라고 못 깔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한번 까보겠습니다.
사실 「수퍼 소닉」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소닉 캐릭터가 반응이 너무 안좋아서
디자인을 완전 갈아엎고 다시 만들었거든요.
영화 막바지 작업 중에 대폭 수정을 한 거라서
개봉 시기도 늦춰졌었더랬습니다.
근데 처음 소닉 캐릭터 꼬라지를 보면
수정하길 잘했다 소리가 절로 나올 겁니다.
(두 짤 모두 왼쪽이 수정 전, 오른쪽이 수정 후)
게임에 나오는 소닉 캐릭터는 2~3등신인데
그걸 인간 어린이 정도의 비율로 만들어놓으니까
징그럽겠어요 안 징그럽겠어요.
그 난관을 딛고 나온 최종 디자인이 바로 요겁니다.
귀엽습니다.
3등신 비율도 적당하고,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하니
구현을 잘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실제 사람이랑 같이 등장하는 씬에서는
소닉이 뭔가 어색해 보입니다.
특히 제임스 마스던이랑 투 샷일 때
이질감이 가장 심하게 느껴졌는데요.
둘이 얼굴 그림체가 달라도 너무 달라요.
제임스 마스던은 되게 클래식한 미남형인데
소닉은 귀여운 만화처럼 생겨서
둘이 완전 따로 놉니다.
계속 보다 보면 익숙해질줄 알았는데,
저 투샷의 비중이 영화에 절반 이상이라
영화 끝날때까지 계속 적응을 못했어요ㅠㅠ
그리고 또 한가지 맘에 걸렸던 점은
소닉이 그렇게 빨라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소닉의 능력은 스피드입니다.
얘가 맘 먹고 달리면 얼마나 빠른지
정확한 속력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개빠릅니다.
영화에서는 소닉이 빠르다는 걸 묘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연출을 보여주는데요.
이렇게
잔상이 남기면서 돌아다니는 장면도 많이 나왔지만,
소닉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각 잡고 만든 곳은 역시
바에서 패싸움하는 씬인 것 같더라구요.
요즘에 나오는 영화에서는
어마무시하게 빠르다- 라는걸 표현하기 위해
오히려 슬로우 모션을 걸어버리는 연출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대세인데요.
소닉은 슬로우 모션을 걸다 못해서
아예 화면을 멈춰놓은 것처럼 보일 정돕니다.
정지된 것처럼 보이는 풍경 속에서
소닉 혼자서 느긋하게 뛰는데요.
분명히 소닉을 제외한 다른 것들이 정상 속도이고
소닉만 무지하게 빠르게 움직이는 걸텐데
제 눈에는 그냥 시간을 정지시켜놓고
소닉이 여유있게 이것저것 하는 것처럼 보여요.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퀵실버 씬이
소닉의 저 씬과 되게 비슷한데,
퀵실버는 개빠른 캐릭터로 느껴졌던 말이죠?
그래서 저 나름대로 비교하면서 생각해본 결과
3가지 차이점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 차이점은,
소닉은 계속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지만,
퀵실버는 슬로우와 빨리 감기를 섞어가면서
보여준다는 겁니다.
그리고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뿐 아니라,
카메라도 그 순간 맞춰서 함께 빨리 움직여요.
인물과 카메라 속도를 생각하면서
두 짤을 다시 한번 비교해 보세요.
소닉은 계속 같은 속도인데
퀵실버 씬은 속도가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죠?
이런 식으로 속도에 변화를 주게 되면
항상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역동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소닉이 심심해 보이는 거죠.
그리고 두 번째 차이점은,
소닉의 바 싸움 씬에 비해 퀵실버 씬이
배경 요소를 많이 이용했다는 것인데요.
물론 소닉에서도 비슷한 연출을 보여주긴 했지만,
저 배경을 제대로 써먹었다기엔 좀 약합니다.
엑스맨에서는 퀵실버의 움직임에 밀려서
공중에 떠있던 사물들의 위치나 방향이 변하는걸
대단히 적극적으로 보여준단 말이죠.
아까 이 짤에서
퀵실버가 지나가면서 일으킨 바람 때문에
종이나 신문지가 옆으로 날아가는 거라던지,
공중에 떠있는 물방울들 위치가 바뀌고
식칼들이 방향을 바꾸는거 보이시죠?
소닉의 저 장면에 비해서 엑스맨 쪽이
배경에 깔아놓은 요소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인물이 움직일 때마다 뭐라도 하나씩은 걸려서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세세한 묘사들 하나하나가 모여서
장면 전체의 속도감에 영향을 주거든요.
그리고 세번째 차이점은 화면 밝기입니다.
소닉은 배경이 술집이라서 조명이 어둑어둑해요.
그래서 소닉이 지금 정확히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세세한 움직임들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에 비해서 퀵실버 씬은 완전 밝습니다.
손등에 핏줄까지 또렷하게 다 보일 정도니까
퀵실버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보기 쉽겠죠.
제가 미처 찾아내지 못한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런 연유로 소닉=빠른 캐릭이라는 것이
썩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포스터에 초고속 히어로라고 써있던데
'초'자 떼고 그냥 고속 히어로 정도면 ㅇㅈ.
영화는 별로였지만 짐 캐리 이야기는
도저히 안 하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네요.
이 영화에 짐 캐리가 나오지 않았다면
제 별점은 0점에 수렴했을 테니까요.
제가 준 별 2개는 오로지 짐 캐리빨이에요.
짐 캐리가 나이 들면서 정극도 많이 했습니다만
코믹 연기는 여전히 녹슬지 않았습니다.
마치 자아가 있는듯 움직이는
짐 캐리의 안면 근육을 좀 보세요.
어린이 영화에 최적화된 얼굴 연기 아닙니까.
주인공이 소닉인데 자꾸 악당을 응원하게 됩니다.
소닉이 뭐 하는 장면이 나오면
빨리 이거 지나가고 짐 캐리 나왔으면 좋겠다,
짐 캐리 보고싶다, 짐 캐리만 기다렸습니다.
짜릿해 새로워 짐 캐리가 최고야
+) 로보트닉이 쓰는 드론 말인데요.
제 눈에만 쿠쿠처럼 보이나요.
저 드론 처음 나왔을 때부터 자꾸만
되게 취사 잘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분들에게 권합니다.
① 어린이
② 짐 캐리 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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