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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영화

「라이트 아웃」후기 - 단편 소재의 한계

by 김꼬까 2023.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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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감상평입니다.
●●○○○

 

 

영화 「라이트 아웃」은 

데이비드 F. 샌드버그의 데뷔작입니다.

 

 

원래 단편영화로 유튜브에 올라와있었는데,

제임스 완의 버프를 받아서

장편 상업 영화로 제작될 수 있었던 거죠.

연출도 원작자였던 데이비드 F. 샌드버그에게

그대로 맡겼구요.

 


요게 「라이트 아웃」 단편 버젼인데요.

 

 

 

저는 유튜브에서 단편 호러 영상 보는 걸 좋아해서,

「라이트 아웃」이 장편 영화로 나오기 전에

이미 저 영상을 봤었더랬습니다.

 

참고로, 이 영상에 나오는 주인공은

데이비드 샌드버그의 실제 아내분입니다.

데이비드 샌드버그의 다른 단편 호러에서도

주인공으로 종종 등장하십니다.

 

 

장편이든 단편이든 굵직한 줄거리는 똑같습니다.

영화 제목만 봐도 내용이 뭔지 감이 오시죠?

 

불을 껐다 켰다 할 때마다

귀신이 나타났다 없어졌다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건 뭐 처음부터

"이 영화는 점프 스케어가

오지게 들어갈 예정이니

참고 바랍니다."

라고 공지 때리는 수준입니다.

 

깜놀하는 장면에 약하신 분들은

영화 보면서 놀랄 장면이 좀 있는 편입니다.

 

줄거리가 워낙 단순해서

요약하고 말고 할 것도 없으니,

바로 제가 느꼈던 점을 이야기해 보죠.

 

 

 

1) 소재의 한계

 

두 가지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야기 ①)

귀신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

그 이유도 모르고, 막을 방법도 없고,

도망칠 수도 없다.

 

이야기 ②)

귀신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아는 귀신이었다.

귀신을 막을 방법을 찾아서 잘 도망쳤다.

 

 

여러분은 둘 중에서 어떤 이야기가

더 무섭게 느껴지시나요?

 

개인의 취향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순수하게 "공포의 정도"만 따지고 본다면

저는 이야기 ①이 압도적으로

더 무섭다고 생각하는데요.

 

나에게 가해지는 위협에서

벗어날 방도가 안 보일 때,

공포가 극대화되지 않겠습니까?

 

잘 모르는 것, 미지(未知)에 대한 공포

상당하거든요.

 

이야기 ②는 무섭다기 보다는

"흥미진진"에 가깝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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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아웃」은 "전등 껐켰할 때마다 

귀신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는 이야기를 

뼈대로 하고 있습니다. 

 

한 문장으로도 요약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죠.

 

스토리가 단순한 모든 영화가 다 그런건 아니지만,

「라이트 아웃」은

뼈대에 살을 붙이기가

쉽지 않은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위의 유튜브 단편을 보셨다면 느끼셨겠지만-

오히려 짧기 때문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스토리이기 때문입니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귀신의 실루엣 하나로

이미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찜쪄먹고 남았어요.

그런데 이걸 엿가락 늘리듯이

억지로 늘려봐야 재미가 있겠습니까.

 

 

 

2) 귀신 사연 안물안궁

 

러닝타임이 80분이나 됩니다.

유튜브 단편이 2분 30초 정도였다는 걸 감안하면,

무려 30배 이상 늘어난 셈이죠.

 

이렇게 분량을 늘리려다 보니「라이트 아웃」은

제작자인 제임스 완이 주로 쓰는 수법(?)을

따라갑니다.

 

귀신이 살아 생전에는 어디 사는 누구였는지,

몇 살에 뭐 하다 죽었는지,

무슨 가문 몇대손인지,

MBTI는 뭔지, 알레르기는 있는지 없는지-

와 같은 식으로 귀신 호구 조사를 한창 하고 나서,

거기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귀신을 물리칠 방법을 찾아내죠.

 

제임스 완이 연출한 컨저링, 애나벨, 더 넌,

다 비슷비슷한 패턴입니다.

(참고로 저는 제임스 완의 공포 영화가

별로 재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귀신은 그냥 계속 무섭게만 해줬으면 좋겠는데,

자꾸 설명을 줄창 늘어놓습니다.

 

영화가 앞장서서 설명충 짓을 하고 있어요.

그렇게 해도 귀신에 얽힌 구구절절한 TMI에

그다지 관심이 안 생기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3) 전등이 꺼졌을 때만 귀신이 움직이기 때문에,

어두컴컴한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눈이 침침하신 분들은 밝기를 올리고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까만 화면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더 놀랄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차라리 단편만 보세요. 

단편은 정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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