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메이커」 후기 - 수위 쎈 병맛 HBO 드라마

 

「피스메이커」는 제임스 건 감독이 만들고, 

HBO max에서 제작, 공개한 미드입니다. 

(한국에서는 웨이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DC 유니버스(DCEU)의 영화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나왔던

피스메이커를 주인공으로

아예 시리즈를 하나 뽑은 거죠.

(데이비드 에이어가 연출한 수스쿼가 아니라,

제임스 건이 연출한 "더 수스쿼"에 나옵니다.)

 

「더 수스쿼」 후기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후기 - 진작 이랬어야지

 

 

줄거리를 간단히 살펴보면-

 

피스메이커는

평화를 위해서라면 전부 조져버리는

과격한 평화 지킴이입니다.

한없이 정의로운 전형적인 히어로라기 보다는

안티 히어로인 캐릭터죠.

 

그러던 어느 날 정부요원들이 찾아와서

피스메이커에게 임무를 맡깁니다.

 

 

이런 커다란 곤충 같이 생긴 괴물들이

사람 몸 속에 들어가서 조종을 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 괴물들을 전부 아작내야겠죠.

 

그 와중에 피스메이커는 경찰들에게 쫓기게 되고,

 

 

자경단인척 하면서 소수자들을 죽이려는

인종차별주의자 빌런인 화이트 드래곤까지

날뜁니다.

 

하지만 결국 피스메이커와 그의 동료들이

잘 해결한다-는 이야기입니다.

 

 

1) 19금에 걸맞는 수위

 

HBO max에서 19금 멍석 깔아준만큼,

온갖 욕과 섹드립을 각 잡고 집어 넣었습니다.

 

잔인한 장면도 대단히 많고,

주인공 피스메이커 역인 존 시나가

아예 벗고 나오는 장면도 꽤 많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빻은 것들을

유머와 적절하게 섞어서 그런지,

 

 

msg 듬뿍 들어간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것처럼

재미있기는 정말 재밌습니다.

 

제임스 건의 「더 수스쿼」가 취향에 맞았다면,

「피스메이커」도 취향 저격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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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병신 같지만 재밌음

 

병신 같지만 재밌게 만드는게

제임스 건의 주특기입니다.

가오갤도 그랬고, 더 수스쿼도 마찬가지였죠.

 

이 드라마가 얼마나 병맛인지는

오프닝 영상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충격적인 오프닝인데 중독성이 있어서 

제가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도

계속 보게 되실 겁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 중에서

누구 하나 멀쩡한 사람이 없습니다.

 

피스메이커는

싸움은 잘 하지만 머리가 텅텅이라

등신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살죠.

 

그의 파트너인 비질란테는 더 가관입니다.

 

제임스 건은 피아노 천재, 체스 천재와 같이

살인에 타고난 천재가 있다면 어떨까를 생각하며

비질란테라는 캐릭터를 구상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비질란테는

사람 죽이는 데는 도가 텄지만,

피스메이커보다 더 상식도 없고

사회성도 제로인 인간입니다.

 

 

이코노모스는

컴퓨터 말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레오타 아데바요는

신입이라 실수투성이죠.

 

 

에밀리아 하코트가

그나마 제일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 모자란 캐릭터들이 모여서

어떻게 어떻게 해내긴 해내는데,

그걸 보는 제 기분은 마치 이런 느낌이랄까요.

 

병신들의 병신짓을 지켜보는 나

 

 

3) PC 챙긴 캐릭터들

 

여성, 유색인종, 성 소수자 캐릭터가 다 있습니다.

 

 

게다가 미드에서 보기 드문 동양 여성 캐릭터가

꽤 비중있는 역할로 나온다는 점도 좋았구요.

 

모든 캐릭터가 비슷하게 등신짓을 하지만,

가장 심하게 등신짓을 하는 캐릭터는

백인 남성이라는 점도

상당히 PC에 신경을 쓴 것처럼 느껴집니다.

 

4) 그런데...

 

낄낄거리면서 「피스메이커」를 보다가 

좀 찜찜한 장면들도 몇 군데 있긴 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추측입니다- 

 

제임스 건이 피스메이커라는 캐릭터에 

자신을 이입해서 만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제임스 건이 워너 브라더스로 영입되기 전, 

과거 트윗 폭로로 마블에서 퇴출당하는 

사건이 있었거든요. 

 

제임스 건 퇴출 사건은 여기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DC영화 앞으로의 계획

 

 

그 트윗들은 미성년자를 향한 성희롱 등,

농담이라기에는 선을 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임스 건은 트럼프를 까는 리버럴이었고,

제임스 건의 트윗을 폭로한 사람은

트럼프 지지자였단 말이죠. 

 

허구헌날 병신같은 말만 하지만 

(불쾌한 내용의 트윗을 많이 올렸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는 

무엇이 옳은지 아는 피스메이커. 

(트럼프의 인종차별주의를 반대하는 제임스 건) 

 

대놓고 KKK를 연상시키는 꼬라지를 하고 나옵니다.

 

그리고 피스메이커와는 끕이 다른 

백인우월주의자인 화이트드래곤(트럼프)

 

이 대결 구도를 보면서, 

본인의 사건을 은근히 대입한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들더라구요.

 

둘 다 멀쩡한 인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화이트 드래곤보다는

피스메이커가 훨씬 낫지,

트럼프보다 내(제임스 건)가 더 나은 것처럼-

이런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드라마 자체는 너무나도 재밌었기 때문에

시즌2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 1일 제임스 건이 발표한 

DC유니버스 작품 계획을 보면 

「피스메이커」 시즌2가 없더라구요? 

 

일단 영화 4개가 개봉되고 나서야 

본격적인 제임스 건의 DCU가 시작된다는데, 

제임스 건이 지휘할 작품만 10개거든요. 

그렇다면 향후 몇 년간은 시즌2 계획이 

없다는 뜻이 될텐데...ㅠㅠ 

 

그래도 피스메이커 팀이 

아만다 월러와 콜라보하는 

드라마「월러」가 있으니,

그 드라마를 기다려 보겠습니다.